마르코 폴로 Ⅱ가 나왔는데, 난 왜 Ⅰ이 더 좋은가

2023. 12. 6. 18:26탁상게임 취미생활/각 작품 설명

2023.08.01.에 보드라이프에 올린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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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마르코 폴로의 발자취

마르코 폴로의 발자취. 마르코 폴로 재미 요소를 이만큼 충분히 풍부하게 담고 있으면서 이만큼 깔끔하게, 컴팩트하게 만들어진 게임은 푸코를 비롯해 몇 없다고 생각합니다. 푸코는 고인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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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리뷰 자주 안 쓰는 리뷰어, 접쫑입니다.

 

인스타 콘텐츠로 미니멀 리뷰를 작성해볼까 했는데요.

리뷰 구성에 대해 여러 방향으로 생각해봤으나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한다고(?)

결국 맥시멀 줄 글로 돌아왔습니다.

 

《마르코 폴로의 발자취》는 좁은 의미의 보드 게임(보드가 있는 게임) 중 저는 1위로 꼽는 게임입니다.

가이오트님께서는 《마폴Ⅱ》 출시 당시, "《마폴Ⅱ》 소개를 했더니 오히려 《마폴Ⅰ》 문의가 많이 들어왔다. 《마폴Ⅱ》가 많은 사람들에게 더 좋은 게임일 텐데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하셨는데

이번에 저는 왜 《마폴Ⅱ》보다 《Ⅰ》을 선호하는지 이유를 말씀드려보고자 합니다.

 





 

🤗선택의 재미, 적은 방해, 적은 제약, 원활한 대처

🤗  적은 부담(높은 접근성)

🤗 보상의 기쁨, 연쇄(콤보) 보상의 재미, 기쁨

🤗 캐릭터 재미, 웃김, 리플성

🤗 다른 양상에 대한 호기심 유발(리플레이성)

💬흩어져 있는 비용

🤗 안정 장치

🤗 구성물 관련 매력

💬 구성물 관련 단점

 

🤗 선택의 재미, 적은 방해, 적은 제약, 원활한 대처

일단 주사위들을 굴려놓고 그 결과를 원하는 대로 적재 적소에 선택하여 사용할 수 있는 것부터가 저는 무척 재미있습니다.

이런 주사위 사용 게임으로 또 《버건디의 성》, 《데드 오브 윈터》 등이 있죠.

(참고: Output Randomness와 Input Randomness. http://keithburgun.net/randomness-and-game-design/)

두 게임도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게임인데요,

‘이렇게도 쓸 수 있고, 다르게도 쓸 수 있다’는 느낌을 《마르코 폴로의 발자취》에서 더 많이 느낍니다.

 

《버건디의 성》은 중앙 보드에 라운드에 한 번 진열된 육각 타일들 중 제일 좋은 거 하나를 가져오는 느낌이라 별로 선택 느낌이 많이 안 듭니다. 《버건디의 성이 2인 베스트로 추천되는 이유도 이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데드 오브 윈터는 생존에 대한 빡빡한 위협 상황이 매 라운드 제시돼서, ‘최선책을 찾아 그대로 하지 않으면 우리는 끝장 나’ 이런 압박이 있어 별로 선택을 자유룝게 하는 느낌은 많이 들지 않습니다.

 

《마르코 폴로의 발자취》는 한두 행동칸이 선점 돼도 한 3번째로 좋은 행동칸도 충분히 좋다는 느낌입니다. 단 하나의 정답을 찾아야 한다는 압박도 없고요.

구체적으로 말해, ‘칸의 총애’도, ‘낙타(시장)’도 좋고 ‘후추(시장)’도 괜찮고

상품, 소도시 보너스가 좀 갖춰졌으면 ‘계약 착수’도 좋고

상황에 따라 ‘이동(여행)’도 좋을 수 있습니다. 모두에 선점 경쟁 요소가 있죠.

 

저는 ‘방해’ 요소에 예민한 편인데요.

선점된 행동칸도, 돈만 내면 선택할 수 있습니다 《마르코 폴로의 발자취》에서는.

Worker Placement with Dice Workers라고는 하지만 일꾼 놓기와는 다른, 변형 일꾼 놓기죠.

주사위를 쓴다는 점 때문에 다르다는 게 아니고,

점유된 행동칸이 해금 사이클이 돌기 전에 그냥 돈만 내면 선택될 수 있다는 점에서요.

이 부분도 좋습니다.

저는 일꾼 놓기는 보통 압박이 심해서 너무 힘들다고 느껴지거든요.

‘선점된 곳에라도, 돈을 내면 들어갈 수 있다.’

다른 게임들도 그런 게임들이 있죠.

그런데 이런 식으로 만들어 놓은 게임들이,

보통은 또 그 돈을 얻기가 힘들게 돼있습니다.

 

《비뉴스》가 우선 생각이 나는데요,

《비뉴스》에서는 포도주 판매로, 또는 돈을 주는 전문가 타일 사용으로 돈을 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포도주 판매를 하고 싶다고 마냥 할 수 있는 게 아니고,

포도주, 오크통, 팔 자리가 다 필요하고 판매도 판매 행동칸에 들어가서 해야 합니다.

포도주는 한 액션 라운드만에 얻어지지 않고,

오크통은 판매에 한 번 사용하면 회수 되기까지 한참 기다려야 하고,

팔 자리가 꽉 차 있으면 못 팔고,

판매 행동칸에 돈 요구가 또 있을 수 있습니다(다른 플레이어나 라운드 마커. 돈을 ‘다른 플레이어’에게 뜯긴다는 것도 저는 불호 요소입니다.).

돈을 주는 전문가 타일도 언제나 접근 가능한 게 아니고, 얻어놓았다 해도 한 번 사용한 것이 또 사용 가능하게 되려면 품평회까지 또 한참을 기다려야 합니다.

 

《마르코 폴로의 발자취》에서는 그 돈을 얻기도 쉽게 돼있습니다.

아무 주사위나 3코인으로 쉽게 바꿀 수 있고,

그런 주사위가 매 라운드 5개씩이나 주어져, 충분히 선택을 할 수 있다는 느낌을 줍니다.

5코인을 주는 행동칸도 있습니다. 보통 1눈 주사위를 거기 쌓아 1코인만 내고 4코인 흑자를 보죠.

남이 선점한 행동칸이어도 들어갈 수 있고, 주사위를 3코인으로 바꾸는 것은 자유 행동이기 때문에(메인 액션 기회가 소진되지 않음)

‘비상 시 임기 응변’이 가능합니다.

 

낙타는, 첫 순서 플레이어라면 바로 6눈 주사위를 넣으면 6낙타를 얻습니다.

뒷 순서 플레이어라 해도 6코인을 내고 6눈 주사위를 내면 6낙타를 얻을 수 있습니다.

 

풍요롭다는 말은 아닙니다. '내가 지금 필요한 게 뭔데, 그걸 얻으려면 어디로 가야 하는가'가 명확하고, ‘접근 가능’합니다.

뭔가 한 번 막혀서 여러 수 계속 안 풀리는 다른 빡빡한 전략 게임들과 확실히 다릅니다.

이 게임은 제약이 약합니다.

추가 행동에 횟수 제한이 없는데, 순서도 자유입니다.

이동에 관해 '어느 지역은 몇 라운드 이후에 해금된다'든가, '어떤 해금 절차 행동이 따로 요구된다'든가 하는 제약도 없습니다.

도시에 도착했을 때, 교역소 설치에 돈을 요구한다든가, 어떤 지역에 대한 해금 조치를 먼저 요구한다든가, 몇 번째 이상 교역소를 놓는 것에 대한 별도 해금 조치를 요구한다든가 하는 제약도 없습니다.

있는 제약은, '한 장소에 같은 플레이어 색 주사위가 또 들어갈 수 없다' 정도인데, 그 플레이어가 검은 주사위를 사서 또 들어가는 건 가능합니다.

 

제약이 약하다는 것이 어떤 뜻인지, 반대되는 예를 드는 것이 이해를 도울 것 같습니다.

《리스보아》, 《온 마스》는 자원은 종류별로 1개씩밖에 보유할 수 없습니다. 자원 보유량 한도를 늘리려면 해금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그게 간단치 않게 돼있습니다.

《브라스 버밍엄》은 ‘석탄 비용이 드는 건설’을 하려면 ‘석탄이 있는 곳과 연결된 상태’를 요합니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맥주가 있어도, 짓고 싶은 해당 산업 타일이 개인 보드에 있어도

‘석탄이 있는 곳과 연결된 상태’가 아니면 ‘석탄 비용이 드는 건설’이 불가능합니다.

산업타일 건설을 하려면 해당 도시 카드를 플레이하거나, 아니면 ‘자기 타일로 연결된 상태’에서 해당 산업 카드를 플레이해야 합니다.

원하는 곳의 도시 카드는 가지고 있지 못한 경우가 많고, ‘자기 타일로 연결된 상태’도 충족하기 어려운 조건이며, 연결이 돼있어도 해당 카드가 없으면 원하는 산업 타일을 건설할 수 없습니다. 정찰 행동이 있긴 하지만요.

《듄 임페리움》에서는 원하는 장소에 에이전트 말 배치를 하고 장소의 내용을 처리하고 카드의 에이전트 내용을 처리하려면,

해당 장소 태그의 카드 플레이가 요구됩니다.

해당 태그의 카드를 손패에 뽑지 못했다면

그 장소가 비어있다 하더라도, 그 장소에 에이전트 말을 배치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제약이 강한 것은 꼭 그 자체로 나쁜 것은 아니죠. 그 제약 하에 자기 앞길을 잘 헤쳐나갈 길을 찾아나가는 것이 재미를 줄 수 있습니다.

제약 때문에 힘들어하는 것, 제약 때문에 재미를 느끼는 것. 게임 작가는 이 둘의 정도를 잘 재보아야 할 것입니다.

 

🤗 적은 부담(높은 접근성)

게임 기획자들에게 유명한 책 『Art of Game Design』의 저자 제시 셸은 이 책에서

“재미란 놀라움이 있는 즐거움이다.”

라고 했습니다. 이 말은 ‘뻔해지면 재미가 떨어진다’를 내포합니다.

 

그래서 게임을 만드는 사람들은 플레이어에게 ‘새로운 것’을 꾸준히 제시해주려고 합니다.

‘어떻게’는 다양한 방식이 있죠.

① 카드를 뽑아 손에 더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만들 수도 있고

② 카드를 뽑아 플레이어들이 접근 가능한 카드 진열(드래프팅 풀)에 더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만들 수도 있고

③ 주사위 굴림으로 특정 처리를 하거나, 선택지 풀 제한을 하는 방식으로 만들 수도 있죠.

④ 다른 플레이어와의 상호작용으로 선택지 풀이 달리 제시되게끔 할 수도 있습니다. 일꾼 놓기가 그러하죠. 기본적으로 접근 가능한 행동 장소 A, B, C, D, E가 있을 때 이미 A, B가 선점돼있다면 다음 플레이어가 접근 가능한 행동 장소 풀은 C, D, E가 됩니다. 다음 라운드에는 접근 가능한 행동 장소 풀이 A, C, D일 수도 있는 거고요.

 

이 부분에서 게임들이 보통 ‘부담’이 높아집니다.

카드를 뽑도록 하는 방식으로 새로움을 주게끔 게임을 만든다면, 그 게임에 다양한 카드들이 있어야 합니다.

다양한 카드들은 게임 부담을 높일 수 있고, 그 게임에 어떤 어떤 카드들이 있는지 아는 경험자와, 알지 못하는 초심자 간 성적 격차를 벌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신경써야 합니다.

 

자, 이런 게임이 있다고 생각해봅니다.

“이렇게 행동을 할 수 있고 어쩌고 저쩌고... 해서 자원을 얻고 자원을 승점으로 교환할 수 있다.”

“흠 그렇군요.”

“그런데! 원주율을 잘 외우면 좋다. 상대보다 더 많이 외운 자릿수만큼 행동을 더 할 수 있다/돈을 더 받을 수 있다.”

“예!?”

이런 게임은 원주율을 더 잘 외워 온 사람이 유리할 겁니다.

그리고 플레이어는 이런 느낌이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내가 이걸 하고 있어야 되나...’

게임들 다수가, 그 게임에 어떤 카드들이 있는지 다 아는 것, 몇 가지 오프닝을 예습해오는 것이 성적에 연결이 됩니다. 그게 없는 게임은 거의 없을 겁니다. 그래도 게임에 따라 그 정도에 차이가 있죠.

미리 외워오기의 효과(이하 예습의 효과)가 큰 게임에 저는 보통 높은 평점을 매기지 못합니다.

그런 게임은 초심자가 경험자와 결코 대등하게 게임할 수 없을 정도로 경험자가 이길 것이 뻔해질 수 있고,

뻔해지면 게임은 수명이 짧아집니다.

그리고 초심자는 그 게임에 재미를 못 느낄 수 있습니다.

예습의 효과가 큰 게임은 ‘다른 게임도 많은데 내가 왜 이걸 하고 있어야 하나’를 납득시키지 못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가 게임을 볼 때 거의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이 예습의 효과의 크기입니다.

 

가장 흔한 형태는 ‘카드 각각의 내용이 간단치 않으면서, 다양한 카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카드가 아주 다양한데, 카운팅까지 완전히 가능하다면? ‘미리 외워오는 것’의 영향이 더욱 강해집니다.

그래서 옛날에는 카드를 남김 없이 사용하는 게임이 많았어도

최근에는 몇 장을 미리 빼든지 해서 ‘이번 게임에 안 나올, 알 수 없는 카드들’이 있게끔 하는 게임들이 많이 나온 것이라고 봅니다.

 

《테라포밍 마스》, 《석기시대》는 카드가 많지만 괜찮습니다.

《석기시대》는 건물 타일들이 딱 그 재료들 가치만큼의 승점을 줍니다.

몇 장 보면, '또 어떤 카드들이 있겠구나'를 충분히 생각할 수 있습니다.

《테포마》는 일부 카드는 글자가 꽤 있긴 하지만 ‘대 기업시대 확장’을 안 쓴다는 선택을 할 수도 있고, 카드 성능 밸런스가 굉장히 좋다고 생각합니다.

보통보다 좋다고 생각되는 카드들도 물론 있는데, 한두 장이 아니고 여러 장이라

결국 모든 플레이어들에게 좋은 카드들이 고르게 돌아갈 확률이 높고,

기본 소득이 있기 때문에 적자는 안 나고 그런대로 게임을 풀어나갈 수 있습니다.

《테포마》는 카드 각각의 내용이 간단하고, 카드 밸런스가 잘 맞는다는 것이 성공의 주요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마르코 폴로의 발자취》는

‘매 라운드 주사위 5개 굴림’으로 ‘새로움’을 꾸준히 제시해줍니다.

카드 종류를 늘릴 필요도 없는 아주 좋은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글자도 없습니다(이름 말고는).

계약서 타일이 다양하게 있긴 한데, 내용이 간단하고, 《석기시대》처럼 그것을 미리 아는 것이 별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승점을 많이 주는 계약 타일은 금을 많이 요구하고, 승점을 적게 주는 건 금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대도시 행동 카드는 좀 성능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만

9장이면 도저히 소화 못할 정도로 너무 많은 정도는 아닌 것 같고, 게임 중에 카드를 추가로 뽑는 내용은 없습니다.

그리고 대도시 행동 카드를 아예 신경 안 쓰고 플레이 해도 됩니다 이 게임은.

이 점이 정말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마르코 폴로의 발자취》를 처음 플레이할 때 장고하게 될까 봐 대도시 행동 카드를 아예 신경 안 쓰고 플레이했는데 공동 1등을 했습니다.

성능이 별로 안 좋아보이는 행동 카드도 있고, 여행에 비용이 많이 드는데 해당 카드가 있는 곳에 당도하지 않으면 못 쓰죠.

 

🤗 보상의 기쁨, 연쇄(콤보) 보상의 재미, 기쁨

게임은 플레이어에게 ‘무엇을 추구할 것인가’를 제시해줍니다.

 

하루만 사는 것이 아닌 생물은 ‘이치 파악, 재확인, 활용’, ‘능력 습득, 강화, 발휘’가 생존에 유리하기에 이를 추구하게 되고

그래서 이와 관련하여 느끼는 즐거움이 바로 ‘재미’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치라고 말하는 개념은 《재미 이론》(라프 코스터 저)의 ‘패턴’과 같은 개념입니다.

그래서 게임을 만드는 사람은 인위적인 이치를 만듭니다.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그 게임의 인위적인 이치를 확인하고, 원하는 결과에 이르기 위한 최선의 과정 내지, 가능한 과정을 탐색해갑니다.

 

《마르코 폴로의 발자취》에서는 추구하는 바가

①단기적으로는 계약, ②장기적으로는 목적지 카드로 제시됩니다.


이 계약은 ‘금 2개, 비단 1개, 낙타 2개를 모아야지(후추보다 우선)’ 이렇게 단기 목표를 제시해 줍니다.

그리고 완수 시 보상을 주죠.

 

보상을 얻기까지 너무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보상의 기쁨을 일찍, 자주 느낄 수 있으면서

그 보상은 다음 목표를 연쇄적으로 이루는 데에 이용될 수도 있습니다.



두 계약을 완수하는 데에 비단은 3개가 필요한데(1개+2개),

왼쪽 계약을 완수하면 보상으로 비단, 금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얻는 비단, 금을, 오른쪽 계약을 완수하는 데에 이용할 수 있습니다.

 

오른쪽 계약을 완수하면 보상으로 새로운 계약 타일을 얻습니다.

이런 계약 타일이 나왔다면 또 바로 완수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소위 콤보 뽕맛이 있습니다.

콤보 뽕맛이 있는 게임들은 보통 부담이 큽니다.

자원이 여러 종류 있는데,

뭐를 이렇게도 얻을 수 있고 저렇게도 얻을 수 있고,

근데 지금은 여기서는 못 얻고 저기서만 얻는 게 가능하고...

《유희왕》, 《가이아 프로젝트》가 생각이 나네요.

콤보 뽕맛이 있는 게임인데도 불구하고 쉽다는 점이 《마폴》의 특장점입니다.

《테포마》도 있는데요, 그래도 《테포마》의 콤보는 조금 더 계산이 요구됩니다.

 

🤗 캐릭터 재미, 웃김, 리플성

이 게임을 해보기 전에 얘기 많이 들었습니다.

“이능력 배틀물이다.”

“남 캐릭은 다 사기캐로 보인다.”

 

캐릭터 능력이 강력합니다.

그리고 중요한 게,

웃깁니다.

이 게임은 웃기기까지 합니다.

캐릭터 능력을 설명하면, 초심자분들에게서 웃음이 터져 나옵니다.

 


“얘는 오아시스를 나이더스 커널처럼 써요.”

“엌ㅋㅋ 홍길동ㅋㅋㅋ”

 


“얘는 주사위를 안 굴리고, 놓고 싶은 눈으로 놔요”

“예!?(주사위 게임인데...)”

 


“얘는 쿠빌라이 칸이라서, 베이징에서 시작합니다”
“...?(그게 다인가? ...아하!)”

 

그리고 또 제가 이 게임을 좋아하는 이유가 있는데,

‘특별한 것’에 해당하는, 캐릭터 능력 없이도 게임이 굴러간다는 점입니다.

《테포마》, 《아그리콜라》, 《이클립스》도 그래요.

반면 뭔가 기본적인 게 아닌, 비대칭적이거나 기본으로 주어지지 않거나 일회성으로 쓰이고 마는 것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게임은 저는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런 게임은 각각의 ‘특별한 것’까지 잘 숙지하지 않으면 안 돼서, 게임을 처음 익힐 때 소화하기 무척 힘듭니다.

 

그럼 특별한 것 말고 기본적인 것만으로는 게임이 제대로 안 굴러간다고 느껴지는 게임으로는 어떤 것이 있느냐

 

가장 먼저 생각 나는 게임으로 《디스틸드》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재료 구입 가격이 5코인인데 그 재료는 2코인을 줍니다.

-3이죠.

그런데 알코올을 만들기 때문에 약 -2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통/병에서 +1씩 해주니 약 ±0라고 볼 수 있는데요(정확히 얼마가 아니라 약 얼마라고 볼 수 있다고 하는 이유는, 증류 시 뽑기 운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재료가 둘이 있다면

코인은 -2입니다, 잘 나와도.

기본 재료가 아닌 재료(대신 승점이 있음)를 넣는 경우

돈은 간신히 ±0가 되거나, 적자가 납니다.

 

그럼 할 수 있는 걸 늘리고 싶은데(다른 술 제조법도 얻고, 좋은 통/병도 사고...)

도대체 어디에서 흑자를 내느냐?

매 라운드 술을 1개씩 만들 수 있고, 만든 술은 판매할 수 있는데

판매할 때(해당 라벨이 동나지 않았다면) 라벨을 배치하면서 판매 보너스를 얻습니다.

그러니까 약 매 라운드 하나씩 판매 보너스를 얻는 것이고, 각 보너스는 게임 중 한 번까지만 선택될 수 있어,

결국 판매 보너스를 어느 순서로 받을 것인지를 선택하는 것이 됩니다.

그리고 직접적으로는 '기본 재료 구입 기회'에서 흑자를 냅니다.

'효모' 또는 '물'을 사오는 것은 코인+1인 셈입니다.

《디스틸드》는 판매 보너스가 없으면 '할 수 있는 걸 늘려가기' 느낌을 온전히 낼 수 없습니다.

매 라운드 2코인씩 흑자를 내면 '할 수 있는 걸 늘려가기'를 할 수 있긴 하지만 많이 느리죠.

그래서 판매 보너스 의존도가 높다고 생각하는데,

이 판매 보너스가 손쉽게, 반복해서 선택이 가능한 '기본적인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고

게임 중 각각 한 번씩만 선택 가능한(여건에 따라 못 받을 수도 있는) '특별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정령섬》도 좀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정령섬》은 저는 살짝 발만 담가본 정도라, 《정령섬》 잘 아시는 분들이 보면 그게 아니라고 하실지도 모르겠지만

한번 해본 제 감상으로는 ‘강력한 주 권능 카드 획득’이 필수적이지 않나 싶습니다.

그런데 이 주 권능 카드는, 각각 내용이 다르고, 특별히 ‘주 권능 얻기 행동’을 하기로 선택해야만 얻을 수 있는 것이라

저의 분류 관점에서는 ‘기본적인 것’이 아니고 ‘특별한 것’입니다.

 

🤗 다른 양상에 대한 호기심 유발(리플레이성)

일단 캐릭터, 내가 해보지 않은, 특히 남이 하는 걸 본 캐릭터를 해보고 싶어집니다. 이점에서 강력한 리플레이성이 있습니다.

그 밖에 소도시 보너스, 대도시 보너스, 대도시 행동 카드, 목적지 카드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리플레이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다른 건 강력하지 않아도 소도시 보너스 배치는 꽤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르코 폴로의 발자취》는 ‘빡빡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파워그리드》, 《디스틸드》, 《뤄양》, 《테포마》도 마찬가지인데요,

빡빡하다는 느낌은, '쓰는 것에 횟수 제한이 없다'는 규칙에서 자연히 따라오는 느낌이라고 생각합니다.

계약 완수가 프리 액션이고, 횟수 제한이 없습니다.

 

그리고 《마르코 폴로의 발자취》에서, 자원을 쓰는 '계약 타일'을 가져오는 행동은 처음부터 접근 가능하게 되어있습니다.


《파워그리드》도 ‘아 1원 모자라’ 합니다.

‘한 라운드에 연료 몇 개까지만 살 수 있다’는 제한도,

‘한 라운드에 건설 몇 곳까지만 할 수 있다’는 제한도 없으니,

돈을 있는 대로 다 쓸 수 있어서 '돈 모자라'가 자연스러운 겁니다.

 

《디스틸드》는 기본적으로 흑자를 내기 어려운 게임이기도 하고, 돈만 있으면 한 라운드에 카드를 2장도, 3장도, 4장도 살 수 있으니 자연히 ‘돈이 더 있으면 좋겠다, 남지 않는다, 부족하다’고 느끼게 되는 것이죠.

 

💬 흩어져 있는 비용

그래도 이 게임의 단점으로 꼽는 것은, 여행에 생각보다 돈이 많이 든다는 것입니다. ‘많이’ 라기보다 ‘생각보다’요.

총 비용을 계산하려면 하나(여행 행동 구역에 표시된 코인 비용)만 보면 되는 게 아니고

《촐킨》, 《리스보아》, 《가이아프로젝트》의 건설처럼 이곳 저곳(길 비용, 쌓기라면 쌓기 비용까지)을 봐야 합니다.

 

《가이아 프로젝트》는

필요한 항해술 수준이 몇인지,

필요한 테라포밍 수가 몇인지,

자원 비용은 몇인지,

건물 테크 트리는 어떻게 되는지,

지금 건설 보너스는 있는지를 다 신경 써야 합니다.

 

《촐킨》은

건설을 하려고 할 때 건설 타일에 표시된 비용을 봐야 하고,

지나간 칸으로 건설을 하는 것인 경우 지나간 칸 수를 세어야 하고,

우슈말의 5번 행동으로 건설하는 거라면 옥수수 하나를 더 세어야 하고,

적용받을 건축 기술 효과(어느 자원 비용 감면 혜택)가 있는지 봐야 합니다.

 

《리스보아》는

상점 건설 비용이 ‘해당 지역 세로줄 끝에 놓인 잔해, 지진 잔해 하나당 3코인, 화재 잔해 하나당 2코인, 쓰나미 잔해 하나당 1코인’+‘...해당 지역 가로줄 끝에 놓은 잔해, 지진 잔해 하나당 3코인, 화재 잔해 하나당 2코인, 쓰나미 잔해 하나당 1코인’+‘국고 값’+‘자신이 보유한 성직자 타일의 비용 절감 혜택’+‘자신이 보유한 포트폴리오의 국고 카드의 비용 절감 혜택’입니다.

추가로 ‘영향력을 낮춰 비용 절감 혜택을 볼까?’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뭐 하나 하려고 할 때 하나만 보면 되는 게 아니고, 이곳 저곳을 봐야 한다는 점은

저는 '직관성을 떨어뜨리고 수고로움을 높이는 안 좋은 점'이라고 봅니다.

《마르코 폴로의 발자취》는 그래도 다른 게임들보다는 간단합니다.

“여행은 비용이 ‘생각보다’ 많이 듭니다. 여행 행동칸 비용, 길 비용, 쌓기 비용” 이렇게 말해주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비용도 종류가 그리 다양하지 않습니다.

육로는 낙타 비용, 수로는 코인 비용이 듭니다.

만약, 어떤 길은 비단 하나와 몇 코인, 어떤 길은 후추 두 개와 2낙타... 이런 식으로 요구했다면

저는 《마르코 폴로의 발자취》를 보드 게임 중 1위가 아니라 100위 밖으로 보았을 겁니다.

 

🤗 안정 장치

어느 정도 안정적인 경험을 주기 위한 장치가 있습니다.

낮은 눈도 쓸모가 있습니다. 쌓기 비용이 덜 들죠.

‘5코인 얻기’ 행동이 있는데 쌓기로 들어갈 때 눈 1짜리 주사위가 있으면 1코인만 내면 됩니다.

여행 행동칸에 들어갈 때에도, 필요한 건 눈 2뿐인데 가진 주사위 눈이 다 4라면 쌓기 비용은 4를 내야 하죠.

 

그래도 높은 눈이 좋긴 합니다. 6눈 주사위가 있으면 ‘6코인→6낙타’ 교환이 가능한데 주사위 눈이 다 3 이하만 나왔다면 그런 걸 못해서 좀 답답할 수 있죠.

그래서 굴림 결과 눈 합에 따른 보정도 있습니다. 15(5개 평균 3) 미만이면 15에 미달하는 만큼 낙타/코인을 받습니다.

 

주사위 눈 보정 수단도 있습니다.

이것도, 위험 회피 성향 강도에 따라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낙타 1개 내고 재굴림’도 할 수 있고

‘낙타 2개 내고 확정적으로 눈 1 올림’도 할 수 있게 만들어놨습니다.

 

'낙타 3개를 검은 주사위로 바꿀 수 있다'는 점도 게임 플레이를 윤활하게 해줍니다.

플레이어 색은 같은 칸도 거듭 못 들어가지만 검은 주사위는 또 들어갈 수 있다는 점도 무척 재미있습니다.

 

캐릭터 밸런스를 플레이어 순서로 맞춘 점도 좋습니다.

캐릭터 능력이 이렇게 파격적인데도, 캐릭터 밸런스는 잘 맞다고 합니다.

가이오트님도 그러시고 https://youtu.be/buGm8xO9G_0?t=211

또, 200판 넘게 해봤다는 분도 그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bulemarble&no=189929

저는 초보라 그런지 몰라도 흘리고 다니는 애(빌헬름 폰 루브룩)가 성능이 좀 안 좋은 것 같고

타브리즈의 상인이 좋은 것 같아요.



🤗 구성물 관련 매력

고양이가 웅크린 자세를 보고 식빵 같다고, 식빵 굽는다고들 말합니다.

이 게임에서는 낙타가 식빵 같고, 귀엽습니다.

 

컴포 집고, 놓는 맛이 쏠쏠합니다.

게임 중 자원을 여러 차례 가져오고, 계약을 여러 차례 완수하기에 자원을 여러 번 집게 됩니다.

이는 촉각적 즐거움을 줍니다.

 

💬 구성물 관련 단점

한국어판이 한국어판이 아닙니다. 보드에 도시 이름이 있는데, 이게 미국식 지명도 아니고, 어떻게 읽는지 모르겠는 도시들도 있습니다.

SAMARCANDA는는 사마르칸트, MOSCOW는 모스크바입니다.

 

상품 1짜리와 3짜리 구분이 어렵습니다.

낙타, 비단은 괜찮은데 금이 헷갈립니다.

옆면을 봐서 납작하면 1, 높으면 3인 것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바닥을 보고 넓으면 3인 것으로 구분할 수도 있습니다.

마침 시모네 루치아니 작가가 참여한 《로렌초》도 조수가 헷갈리던데요...

 

그리고 제 생각엔 이 카드가 오해의 소지가 있습니다.

 

주사위 눈은 보통 ‘횟수 한도’ 또는 ‘선택 범위 한도’가 됩니다.

계약 타일에서 볼 수 있는 저 괄호 같은 화살표 아이콘은, 왼쪽에 상품이 그려져 있으면 교환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교역소는 소모되지 않죠.

‘v표시 교역소’ 아이콘은, ‘설치된 자신의 모든 교역소’로 읽힐 여지가 있는데, ‘설치된 자신의 교역소 하나’를 의미합니다. 그러니까 이 행동 카드에 주사위를 놓아 승점을 얻을 때, 주사위 눈도 한도, 설치된 자신의 교역소 수도 한도인 것이죠. (MIN[주사위 눈, 설치된 자신의 교역소])

 


 

《마폴Ⅱ: 칸의 이름으로》

《마폴Ⅱ》는 게임 보드를 봤을 때부터 《마폴Ⅰ》과 차이가 보입니다.

1. 길 비용

2. 서책 타일

 

1. 길 비용

《마폴Ⅰ》에서는 길 비용이 단순했습니다.

《마폴Ⅱ》에서는 길 비용이 복잡합니다. 어느 길은 비용이 ‘2비취+4코인+2낙타’이고, 어느 길은 비용이 ‘6코인+2낙타’, 그리고 금반지 인장을 가지고 있을 것을 요구합니다.

이 점은 게임의 부담를 확실히 많이 높입니다.

부담이 높으면 ‘이보다 부담 적으면서 재미는 이 이상인 게임들이 많은데 그 게임들을 하지’ 싶습니다.

이 점은 이 게임을 안 하려고 할 강력한 이유가 됩니다 제게는.

길 비용뿐 아니라 상품 얻기 행동칸도 내용이 복잡합니다. 예를 들어 후추 얻기 행동칸은 ‘1비취+2후추’ 얻기 또는 ‘3코인+2후추 얻기’입니다. 얻는 것이 한 종류가 아닙니다.

 

《마폴Ⅰ》에서는 길 비용이, 육로와 수로 간 성격 차이가 분명했습니다. 육로는 위쪽, 수로는 아래쪽에 있었고, 길 비용이 육로는 낙타뿐이고, 수로는 코인뿐이었습니다. 그래새 ‘난 코인을 모아서 수로로 가야지’/‘난 낙타를 써서 육로로 가야지’ 하는 선택을 하는 느낌을 잘 주었습니다.

《마폴Ⅱ》에서는 육로와 수로 간 차이가 거의 없습니다. 수로는 인장을 요구한다는 특징이 있지만... 수로라고 해서 육로에서 요구하는 코인, 낙타 비용을 요구하지 않는 것이 아니고, 각 길마다 그냥 다 다릅니다. 수로는 육로 사이 사이에 끼어 있어서 위치상 차별점도 없습니다.

한 눈에 안 들어옵니다.

 

2. 서책 타일

《마폴Ⅱ》에는 비취가 생겼고, 《마폴Ⅰ》에서의 계약 타일 공급 더미와 같이 라운드 수만큼 쌓여 셋업됩니다.

그런데 몇 개인지 안 보입니다. 플레이어들이 “지금 몇 번째 라운드죠?”라고 계속 물어보게 됩니다.

《마폴Ⅰ》은 라운드마다 공급되는 계약 타일 더미가 남은 라운드 수를 알려주는, 매우 훌륭한 점이 있었는데

마폴 2는 그 장점이 사라졌습니다.

 

서책 타일은, 상품을 얻는 행동칸 쪽에 놓이는데, ‘얼마를 더 얻는다’가 아니고, 대체하여 얻는 것을 표시합니다. 비취를 써서 상품을 얻을 경우, 위에 표시된 내용은 얻지 않는다‘여서 헷갈립니다.


이는, ’비취 지불 없이 이것을 선택할 경우 3코인+2후추를 얻는다. 만약 비취 지불을 하기로 하고 이것을 선택할 경우 '3코인+2후추에 추가로 2낙타+1후추+1비단+1금을 더 얻는다'가 아니고

‘3코인+2후추를 얻지 않고 대신 2낙타+1후추+1비단+1금을 얻는다.‘입니다.

이런 점이 직관성이 많이 떨어지는 부분이라고 느꼈습니다.

실질적으로는 ’2비취+1후추+3코인을 포기하고 대신 2낙타+1비단+1금을 얻는다’와 같습니다.

 

《마폴Ⅱ》에서 다른 분들이 말씀하시는 가장 큰 차이점은 여행이 강하게 유도된다는 점입니다.

여행의 보상을 키우기만 한 게 아니라, 여행을 안 하면 게임을 온전히 풀어나갈 수 없게끔 만들었습니다.

계약 타일을 얻으려면 계약 타일이 놓이는 도시에 교역소를 설치해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마폴Ⅰ》는 빡빡하고, 《마폴Ⅱ》는 풍족하다?

《마폴Ⅱ》는 계약 타일을 얻는 데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자원이 쌓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타크래프트 프로토스로 비유하자면, 자원 먹는 멀티를 늘렸을 떄, 자원을 쓰는 수단(게이트웨이)도 같이 늘려줘야 효율적으로 수급 균형이 맞습니다.

《마폴Ⅱ》는 게이트웨이 짓기가 초반에 안 됩니다. '계약 타일이 놓이는 도시'로 이동을 해서 교역소를 설치해야 그 이후부터 계약 타일을 가져올 수 있는 것이죠.

 

결국 여행이 강요되는 점, 인장 획득이 너무 좋은 점으로

게임 양상이 뻔해진다고 느꼈습니다.

 

오히려 《마폴Ⅰ》이 ‘여행 안 가고 계약 달성만 하면 유리하다’고 뻔하다는 얘기도 있는데, 글쎄요.

제 경험상으로는 꼭 그렇지 않았습니다.

 

여행을 하는 것만 유도되는 것이 아니고 어느 경로로 갈지도 유도됩니다.

목표 카드와 계약 타일에 의해서요.(원하는 계약 타일이 어느 도시에 배치돼 있어서, 그 도시로 가고 싶어지는 점)

그런데 그게 별로 소용이 없다고 느껴졌습니다.(원하는 계약 타일을, 남이 먼저 가서 선취할 수도 있음)

신경 안 쓰고 그냥 빨리 인장 얻고 뒤집고, 여행 목적지는 휘장 신경 안 쓰고 그냥 호르무즈-바그다드로 잡는 것이 유리해보입니다.

호르무즈-바그다드에는 강력한 행동칸이 있는데, 소도시 보너스까지 있습니다.

소용 없는 느낌을 주는 부분은 역시 제게 불호 요인이 되었습니다.

 

여행 행동칸도 《마폴Ⅱ》에서는 《마폴Ⅰ》에서와 달리 직관성이 떨어집니다.

'몇 걸음까지 이동할 수 있는가?'

《마폴Ⅰ》에서는 적용 받는 눈 수(정확히는, 눈 수는 범위 선택 한도가 되는데, 여행 행동칸의 범위는 눈 수와 이동 걸음 수 한도가 같음)가 한도가 되는 반면

《마폴Ⅱ》에서는 여행 행동칸 중, 하단에 놓았으면 눈이 얼마이든 상관 없이 1걸음, 중단에 놓았다면 높은 눈이 적용되어도 3걸음, 3걸음까지 가능한 중단에 놓았어도 적용 눈이 그 미만(2나 1)이라면 그 눈 수가 걸음 수 한도, 상단에 놓았다면 적용 눈 수가 걸음 수 한도가 됩니다.

 

‘인장과 비취 얻기’ 행동칸이 있느데요.

해당 인장을 얻으면, 비취 얻기만을 위해서라도 그 행동칸에 또 들어가고 싶을 수 있는데 불가하다는 점이, 행동칸으로 보드에 표시돼있는데 일관적이지 않아 불편하다고 느꼈습니다.

이 내용은 영문 규칙서에는 분명히 쓰여있지 않고, FAQ에서 밝혀진 내용인데 한국어판 규칙서에는 쓰여 있습니다.

《마폴Ⅰ》은

나한테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길 비용)’가 단순할 뿐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얻는가’도 간단합니다.

6눈 주사위로 6낙타를 얻을 수 있습니다. 5코인 얻기 행동도 있습니다.

시원시원한 느낌이 듭니다.

 

《마폴Ⅱ》는 그렇게 확 당기는 행동이, 비취를 지불하여 하는 것 말고는 없고

물론 비취가 없으면 그것은 선택 불가능합니다.

칸의 총애로 2낙타+4코인을 얻을 수 있습니다.

프리액션으로 2낙타/3코인/1비취를 얻을 수 있습니다.

상품 얻기 행동칸(서책)에서도 낙타를 얻을 수 있는데, 후추 서책에서는 못 얻고, 비단 서책에서는 하나, 금 서책에서는 2개만 찔끔 얻을 수 있습니다.

서책 타일 중에 비취를 쓰고 눈 6 이상을 써서 6낙타를 얻는 타일이 있긴 하지만, 서책 타일은 라운드마다 랜덤 배치되는 것이고, 비취를 안 가지고 있는 조건에서는 선택 불가한 것입니다.

코인은 형편이 조금 낫습니다. 칸의 총애 행동칸이 4코인을 주거든요. 하지만 그게, ‘이전 주사위 이상 눈이 아니면 못 배치한다’는 칸의 총애 행동칸에 있기에, 《마폴Ⅰ》에 비해 역시 확실히 선택이 어렵게 돼있습니다.

이렇게 행동으로 상품, 낙타를 찔끔 찔끔 얻게 만들어져 있어서, 아주 답답한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눈 얼마 이상이 아니면 어느 행동칸에는 못 들어간다‘가 많이 생긴 점도 답답한 제약으로, 제가 민감하게 싫어하는 부분입니다.

 

《마폴Ⅰ》에서는 그런 제약은 ’이전 주사위 이상 눈만 놓을 수 있다‘는 칸의 총애 행동칸뿐이었고,

그것도 낮은 눈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마폴Ⅱ》에서는

주사위 눈이 3 이상이 아니면 비단 서책에 못 배치합니다.

주사위 눈이 5 이상이 아니면 금 서책에 못 배치합니다.

이런, 뭘 못하게 막히는 점 또한 제가 몹시 싫어하는 점입니다.

 

캐릭터도 《마폴Ⅱ》은 《마폴Ⅰ》에 비해 매력이 많이 떨어집니다.

 


얘는 다른 플레이어가 대도시 보너스 타일을 얻을 때 그 타일을 가져와 보관하다가 원할 때 사용하는데요,

자신이 대도시 보너스를 얻은 때에는 그렇게 하지 못한다는 점이 잔룰이고, 직관적이지 않다고 느꼈습니다.

 

애는 길 비용 중 낙타, 코인 비용이 면제됩니다. 모든 길 비용, 요구조건이 무시되는 것이 아니고 낙타,. 코인 비용만 면제된다는 것이 잔룰이고 직관적이지 않은 부분이라고 느꼈습니다.

 

얘는 타브리즈의 상인 비슷한 느낌인데요,

3이면 뭐였더라... 4면... 뭐였더라... 하고 장고하게 됩니다.

1/2, 3/4, 5/6이 아니고 1/6, 2/5, 3/4여서 헷갈립니다.

 

《마폴Ⅰ》의 타브리즈의 상인은

남이 금 얻을 때 나도 금 하나,

남이 비단 얻을 때 나도 비단 하나. 이렇게 직관적입니다.

 

《마폴Ⅱ》가 《마폴Ⅰ》보다 좋은 점도 있습니다.

1. 여행 행동칸의 비용이 싸졌습니다. 《마폴Ⅰ》은 여행 행동칸에 코인 비용이 있는 대신, 길 비용이 없는 길들이 많습니다. 《마폴Ⅱ》는 여행 행동칸의 코인 비용은 없는 대신 길 비용은 까다로워졌습니다. 그러니 이 부분은 싸졌다기보다는 대체된 성격인데, 주사위 1개만으로도 여행을 할 수 있다, 주사위 3개를 쓰면 경유지 한 곳에도 교역소를 놓을 수 있다로 바뀐 점이, 여행이 싸진 점입니다.

2. 3개짜리 자원 구성물이 커져, 1짜리와 확연히 구분이 되게 되었습니다.

3. 도시 이름이 한글입니다.

 

이렇게, 《마폴Ⅱ》와 《마폴Ⅰ》을 비교해보았습니다.

요약하면 《마폴Ⅱ》는 제가 느끼기에 많은 부분(서책 타일 더미, 배치된 서책 타일, 길 비용, 일부 캐릭터 능력 등)들에서 직관성이 떨어졌고, 부담이 커졌고 그러면서 재미가 더 높아지진 않았고, 양상이 비교적 뻔해졌고, 시원시원한 느낌이 없어졌고, 뭘 못하게 되는 제약이 많이 생겨서 결론적으로 《마폴Ⅰ》은 제가 보드가 있는 게임 중 1등으로 꼽는 게임인 반면, 《마폴Ⅱ》는 제가 해본 게임 중 238개가 《마폴Ⅱ》보다 낫다고 평합니다(백분위 약 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