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게임이 있는데 왜 실물 게임을 하는가

2023. 2. 4. 19:04탁상게임 취미생활

이 질문을 듣곤 합니다.

실물 게임을 무시하는 생각을 바탕으로 묻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저의 경우로 우선 답을 드리면,
질문이 맞지 않습니다.
어떤 게임이 '보드게임이라서' 하는 게 아니라 '그 게임이라서' 하는 거여서요.
테라포밍마스 실물 게임을 좋아한다고 테라포밍마스 앱을 안 좋아하는 건 아닙니다.
또 비유해서 말하면, 강철의연금술사 책 만화와 강철의 연금술사 브라더후드 애니메이션을 저는 동등하게 좋아합니다.
책 만화여서 좋아하는 게 아니고, 애니메이션이어서 좋아하는 게 아니고, 그 '강철의 연금술사'라는 작품의 그림, 이야기가 좋아서 좋아하는 거라서요.
매체의 형태는 중요시하지 않습니다.

매체로 비교를 굳이 해본다면, 전자 게임과 놓고 볼 때 실물 게임도 장단이 있습니다.
전자 게임은 같이 게임할(플레이할) 상대를 멀리에서 구하기 쉽죠. 그런데 실물 세계에서 하려면 보통 1인당 1기기가 필요합니다.
가족 등 실물 세계에서 가까이 지내는 사람들과 같이 게임하려면, 실물 게임이 접근성이 더 좋습니다, 게임(물건)이 하나만 있어도 된다는 점에서요.

전자 게임은 컴퓨터가 많은 연산을 해주고, 그래서 많은 양의 영상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시간 계산이나 음악이 활용되는 내용을 넣기도 좋고요. 그래서 많은 연산이 필요한 게임은 전자 게임이 적합합니다.
그리고 '모든 플레이어에게 아직 비공개됐지만, 이미 정해진 정보'도 다룰 수 있습니다. 스타크래프트 같은 경우 전장의 안개가 있는데 실물 게임에서 이런 걸 구현하려면, 제3자 입장으로 그런 걸 확인하는 것만 담당해 줄 사람이 별도로 필요합니다.

실물 게임의 경우, 촉각적 즐거움을 더 느낄 수 있고,

다른 사람과의 교감을 보다 실감나게 할 수 있습니다.

같이 게임하는 다른 사람이 과제를 성공적으로 해내서 신난 모습을 볼 수도 있고, 해내지 못해 안타까워 하는 모습을 볼 수도 있습니다.

블러핑에 속아 바보 같은 언행을 하는 것을 보면 우스꽝스럽기도 합니다.

그래서 특히 다른 사람의 생각 맞추기를 활용한 내용을 담은 게임은 보통 실물 게임이 더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수계산을 가능한 한 잘 하려고 골똘히 생각하는 모습을 볼 수도 있습니다.

경합적으로 선택될 수 있는 객체가 있을 때 그 가치를 각자 판단하는 능력을 겨루게 되는데, 상대가 그것이 얼마나 가치 있다고 판단하는지 보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그리고 모니터보다 시야를 더 넓게 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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