뻥카드의 추억

2023. 2. 24. 19:05탁상게임 취미생활

영광스럽게도 협찬으로 스위트&스파이시 게임을 받았습니다.


 

우리는 언제부터 보드게임을 했을까요?

눈을 감고 찬찬히 생각해봅시다.

아니 눈을 감으면 글이 안 보이니까 눈을 뜨고 생각해봅시다.

 

어린 시절에 친구들과 원카드, 뻥카드를 하지 않았나요? 저는 했어요. 윷놀이도 명절 때 했죠.


뻥카드는 다른 이름으로 Cheat, Bullshit, Liar, I Doubt It이라고도 한답니다.

Cheat

플레이어들이 돌아가며 차례를 가집니다.

차례가 되면 기 주장된 랭크(숫자/문자)보다 하나 높은 랭크를 주장하며 카드를 1장~4장 내거나,

직전에 주장한 사람에게 이의 제기를 할 수 있습니다.

 

"뭐, 3 두 장이라고?"

 

 

 

 

 

 

 

 

 

 

 

 

 

 

 

 

 

 

 

 

 

 

 

"개소리 집어쳐! 무슨 님을 만난다는 거야?" 이게 영어로는 "Cheat!"/"Bullshit!"/"I Doubt It!"인 것이죠.

이의제기가 있으면 확인을 해서, 옳지 않았던 사람이 내어진 카드 모두를 손패로 가져옵니다.

먼저 손패를 다 떨어내면 승리합니다.

 

원카드와 비슷한 게임(앞면으로 냄)으로 핀란드의 Paskahousu가 있고,

그 변형으로 뻥카드와 비슷한 Valepaska(Kusetuspaskahousu, 뒷면으로 냄)가 있습니다.

언제부터 있었는지 모를 만큼 오래됐지만(bgg에 Bluffing은 1896년으로 기록돼있는데 Cheat는 연도가 없고, Valepaska는 등록도 안 돼있습니다.) 지금도 현역으로 플레이되고 있는 이런 게임들은 파생도 많이 됐죠.(낼 때 1~4장이 아니라 1장만 내기, 하나 높은 랭크를 부르는 게 아니라 같은 랭크를 부르기, 이의제기는 직후 플레이어만 가능 등)

(옛날 카드 게임들을 보면 왠지 2도 A도 아닌 ♣3을 가장 낮은 카드로 하는 게임들이 많은데 Paskahousu, Valepaska도 그러합니다. 마이티에서 조커 콜이 ♣3인 것도 고전 카드 게임의 영향인 것으로 보입니다.)

 

이 게임의 인기 요인은 무엇일까요?

저는 오래된 게임들에 관심이 좀 있습니다.

인류가 좋아하는 게임의 근본 원리를 알고 싶어서요.

 

뻥카드는

1. 일단 간단해서 진입장벽이 낮습니다.

2. 그리고 규칙, 제약이 있어 수 계산에서 재미를 느낄 부분도 있습니다.

3. 그런데 그보다 중요하게 작용한 것은 '우스꽝스러운 상황이 나올 수 있다'인 것 같습니다.

 

웃김이란 것은 어떤 때 발생하는가? 저는 참 모르겠습니다.

많이 생각해봤는데 능청에서 웃김이 잘 발생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능청은 속이는 것과 연관됩니다.

그래서 블러핑이 꾸준히 게임 요소로 선택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숫자 없이 단순하게 돼있는 게임으로는 바퀴벌레포커가 있습니다.

Cockroach Poker

 

Valepaska/Cheat는 차례의 선택지가

ㆍ"아니야" 하기

ㆍ다른 주장 하기

인데

 

바퀴포커는

ㆍ"아니야" 하기

ㆍ"맞아" 하기

ㆍ다른 주장 하기

이죠.

 

생각해보니

겉모습은 달라도 실질은 비슷한 게임이 또 있더군요.

페루도

Bluff Jubiläumsausgabe

15C 타완틴수유(잉카는 제국명이 아니라 지도자 칭호였다는 것을 보게머들은 알고 있죠.)에서 발견됐다는 Dudo(Cacho, Pico, Perudo, Liar's Dice, Cachito, Dadinho, bluff)도 마찬가지로 차례의 선택지가

ㆍ"아니야" 하기

ㆍ"맞아" 하기

ㆍ다른 주장 하기

입니다.

카드를 쓰냐, 주사위를 쓰냐 차이죠.

 

Lügenbeutel

Scheinheilig

살짝 다듬어 상품으로 나온 Lügenbeutel(Scheinheilig, 천사와 악마, 1978)이 있습니다.

뭣도 아닌(그래서 반드시 거짓말해야 하는) 악마, 뭐든 되는(와일드) 천사가 들어있습니다.

 

Lady Godiva

레이디고디바(2015)에는

이의제기한 플레이어를 아웃 시키는 레이디고디바 카드, 손패를 보는 피핑 톰 카드가 있죠.

 

스파이시

스파이시(2020)는 위 두 게임보다 좀 더 개성이 있습니다.

이의 제기를 할 때

①수트 이의 제기

②숫자 이의 제기

둘 중 하나로 골라서 하거든요.

 

¶'고추 3'을 주장한 플레이어에 대해

"고추가 아니다"로나, "3이 아니다"로 이의 제기를 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와일드도 좀 특이해지는데요,

다른 게임에서는 보통 와일드가 그저 좋은 카드가 되지만, 스파이시에서는 아닙니다.

Lügenbeutel로 치면, 천사 겸 악마인 카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파이시의 와일드는 반드시 거짓말을 해야 하는 카드거든요.(수트 와일드는 숫자 거짓말을, 숫자 와일드는 수트 거짓말을)

 

또한 '거짓말 하고 안 걸리기'가 다가 아니고

'사실을 말하면서 거짓말인 척 일부러 수상하게 보임으로써' 속일 수도 있습니다.

¶직전에 고추 3이 주장된 상황, 손에서 8카드를 내면서 괜히 시간 끌며 '고추... 8' 해서 남이 '8이 아니다' 하고 이의 제기 하도록 낚을 수 있습니다.

 

Sweet & Spicy

그냥 와일드는 없구나 했는데,

스위트&스파이시에는 생겼습니다.

완전 무적 카드라고 해서 6장이 들어있습니다.

 


샴이 제일 귀엽네요.

도망자처럼 그림이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슬리브(프로텍터)를 씌워도 공간이 안 부족하고 딱 맞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