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식-하쿠텐 이에케 라멘 등 라멘들

2024. 4. 12. 23:44각 작품 후기(책/게임/영화/음식 등)

 

나는 돈코츠 라멘을 좋아한다.

아니, 부탄츄를 좋아한다고 해야 할까.

 

1. 부탄츄 홍대점

토코 돈코츠, 볶음밥이 같이 나오는 세트, 호소멘, 마늘 많이, 나머지 보통으로 주문.

 

 

내겐 1위인 곳이다. 일본식 닭고기 볶음밥에 국물까지 완식한다.

 

번외. 일본 어느 라멘집도 간 적이 있는데, 사진을 안 찍어 아쉽다, 비슷하게 좋은 맛이었다.

 

2. 아오리의 행방불명 강남점

 

오픈 당시 손님이 굉장히 많아 보통 웨이팅이 있었던 곳이다.

자리가 독서실처럼 1인석으로 돼있었고, 가림막까지 있어 옆 자리와 완전 차단이 됐다.

이치란 라멘을 벤치마킹한 것이라고 한다.

지금은 보통 식당처럼 좌석이 오픈돼있다고 한다.

맛은 무난하게 좋았고, 부탄츄 홍대점에는 못 미친다고 느꼈다.

 

3. 쿄라멘

맛이 부탄츄, 아오리와 비슷하고 좋은데, 국물이 더 진하고 짜다. 만약 테이크아웃이 가능했다면 1그릇을 2회분으로 나누어 먹고 싶었다.

가게에 들어가면 돼지 냄새가 많이 난다.

돈코츠 라멘을 안 먹어본 사람이라면 싫은 냄새일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는 싫지 않았다.

 

4. 겐텐

이곳은 없어졌다.

면 굵기나 익힘 정도는 좋았고 차슈, 국물도 그냥 무난하게 좋았다. 값도 저렴했다.

홍대 쪽 엄청 유명한 곳들을 가보니, 새삼 여기가 참 선녀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5. 라멘집 아저씨 망원점

이곳도 없어졌다.

무난했고, 부탄츄, 아오리와 비슷한 맛이었다.

돼지 비린내가 조금 났다.

 

6. 하쿠텐

이에케 라멘, 간장 양 적게로 주문. 밥 요청. 식사 중 마늘 추가.

 

라멘 커뮤니티에서 가장 추천되는 곳들을 찾았는데, 하쿠텐도 그중 하나였다.

여기... 가게 위치가 좀 헷갈린다. 지하인데 간판도 아래쪽에 있어서 처음에 못 보고 지나쳤다.

그리고 재료가 다 떨어졌다고 일찍 영업을 끝내서, 와룡을 찾아간 유비처럼 앞의 두 번은 허탕 쳤고 세 번째에 먹게 되었다.

시금치가 있는 이에케 라멘. 짠데, 그 짠 게 맛있다, 라고 카라미님인가 말씀하셨던 것 같다.

그랬다.

 

라멘 집 외에도 상당수의 식당들이 내 입맛에는 너무 달고 짜다. 손님은 어떤 곳을 다시 찾느냐 하면 '기억 나는 곳'을 찾기에 식당들이 간을 세게 하는 편향이 생긴다고 한다.

특히나 유명 라멘 집들은 국물이 다 많이 짜다.

하쿠텐에서 '싱겁게(간장 양 적게)'로 주문했지만, 짜게 나올 줄 알고 있었다. 이걸 짭짤하게로 고르면 어떤 맛일까?

짠데 맛있게 짰다.

이에케 라멘은 처음 먹어보는데, 국물에서 된장 맛이 나더라.

 

김은 두꺼웠다. 두꺼운 김이 맛있긴 했으나, 면, 국물, 김을 같이 먹어도 그 한 입에는 오직 김 맛밖에 안 나서

김 맛이 좀 약하면 나는 더 좋았겠다.

 

차슈도 굉장히 좋았다. 아주 부드럽고, 고기 맛도 충분히 하고. 느끼하거나 나쁜 돼지 냄새가 나지도 않고. 향도 좀 세게 입혀져 있었는데 차슈를 별도 메뉴로 먹는 거였으면 괜찮았겠으나 면, 국물과 함께 먹을 때 차슈에 입혀진 향이 좀 약하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란은 무난했다. 무난한 반숙, 무난한 간장 맛.

나는 계란은 짠 맛이 더 약한 걸 좋아한다.

다른 어떤 곳은 계란이 엄청 차갑게 나오는 곳이 있었는데, 하쿠텐은 그러지 않아서 괜찮았다.

아쉬운 것은... 예전에 계란은 다 기본 토핑이었는데 요즘 은 하쿠텐처럼 계란이 별매 토핑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 집의 맛이 궁금한데 계란을 안 시킬 수가 있나, 나는 세금처럼 계란 값을 내고야 마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 곳의 계란이 특별히 좋은 건 아니어서, 나는 다시 가면 계란 추가는 안 하고 국물 농도를 진하게 해서 주문할 것 같다.

 

라멘이 나오기 전에 김치부터 먹어보았는데, 김치가 굉장히 맛있었다.

보통 초생강이나 있지, 김치 자체가 없는데 극상으로 맛있는 배추 김치가 무료 제공에, 리필까지 된다.

 

면은 조금 굵은 편이고, 좋았다.

 

밥을 요청할 수 있다.

요청하면 밥이 고기 조각과 양파와 함께 담겨 나온다.

국물에 비벼 먹을 수 있다.

 

맛있긴 했는데 다 먹기 전에 좀 물렸다.

 

두반장, 마늘식초도 조금 먹어보았는데 내 입맛엔 맞지 않았다.

 

7. 부탄츄 건대점

부탄츄 홍대점과 비슷한데, 더 달았다.

 

8. 부탄츄 신촌점

아... 너무 달다. 너무 달아서 다 먹기 힘들었다.

솔직히 도중에 포기할까 했다. '그래도 부탄츄인데' 하고 다 먹었다.

 

9. 사루카메

사루라멘(닭 육수)

올해 미쉐린 가이드 빕구르망 레스토랑으로 선정되었다.

원래 카메 라멘(바지락 육수)으로 유명한 곳인데, 바지락 라멘은 재료가 일찍 떨어진다고 한다.

그냥 딱히 좋은 건 없었다.

 

10. 멘야준

시오라멘

시오 라멘 중 최고라는 평을 받는 곳이다.

점심 시간대임에도 운이 좋은 것인지 웨이팅 없이 바로 들어갔다.

닭고기는 수비드해서 부드러웠다.

여기는 멘마가 특출났다. 달고 고소하고 아삭한 식감이 살아있고 옥수수 비슷한 향이 나는 멘마였다.

다른 집은 멘마가 없어도 아쉽지 않은데 멘야준은 멘마가 주인공이다.

 

11. 세상끝의라멘

첫라멘 R

이곳은 쇼유 라멘 중 최고라는 평을 받는 곳이어서 가 보았다.

앞에 대기석이 있는데, 경관이 좋았다.

라멘 맛은 딱히 좋은 건 없었다.

 

12. 스시로운

라멘 전문점이 아니고 스시 집인데, 라멘도 팔기에 주문을 해보았다. 겐텐이 없어져서...

먼저 타코야끼와 주먹밥을 주는 건 좋았다.

라멘 맛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13. 텟펜 라멘

(사진 없음)

이곳도 없어졌다.

이곳은... 사장님은 열심히 하신 것 같은데(국물도 진하게 내고, 차슈에 토치질도 하고)

모든 게 안 좋았다.

면도, 국물도, 계란도, 차슈도, 기타 고명도.

 

번외. 멘야산다이메 건대점

(사진 없음)

이곳도 없어졌다. 자세히는 기억이 나지 않는데 하위권이었다.


사실, 좋았던 순서대로 적은 것이다.

일부 만족스럽지 않은 곳들을 갔다가 라저씨나 부탄츄 타 지점을 가서 먹었을 때 '이게 내가 원한 라멘 맛이지!' 했다.

홍대 유명 라멘집들이라고 해서 꼭 내 입에 좋은 건 아니더라. 더 이상 새로운 곳은 기대하고 가지 않고

부탄츄 홍대점만 찾아갈 것 같다.

부탄츄는 치지레멘, 드래곤멘도 먹어보았는데 호소멘에 가장 좋았다.

다음엔 토코 돈코츠 말고 토코 시오돈코츠로 주문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