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덤불 속(야부노나카)

2021. 8. 22. 13:40각 작품 후기(책/게임/영화/음식 등)

 

In a Grove

이 게임은 얼핏 보면 범인을 맞추는 디덕션 게임인 것 같지만 실상은 자기 뒷 사람을 속이는 블러핑 게임입니다.

동명의 소설을 바탕으로 한 게임이라는데요, 라쇼몽 효과를 소재로 한 것 같아요.

구성물 중 타일은 ‘타일 2, 3, 4, 5, 6, 7, 8, 그리고 숫자가 없는 타일이 하나’ 있습니다. 사격 표지처럼 생겼어요.

5가 있고요, 5보다 낮은 숫자가 셋, 5보다 높은 숫자가 셋 있습니다.(4인플은 타일을 모두 사용, 3인플은 2를 미사용)

플레이어들은 자기 색을 정해 그 색 혐의칩 5개씩을 가지고 게임을 시작합니다.

 

덤불 속에서, 살인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사건의 피해자는 1명(타일), 용의자는 3명(타일들)으로 좁혀졌고요,(중앙에 구분하여 배치, 모두 뒷면)

용의자가 아닌 사람들(나머지 타일들, ‘알리바이가 있는 사람들’이라고 합니다.)이 있습니다.(각 플레이어 앞에 배치, 모두 뒷면)

플레이어들은 서로 다른 ‘목격자’가 되어, ‘목격’을 하는데요,

플레이어마다 확인할 수 있는 타일이 다릅니다.

 

먼저 본인 앞에 놓인 타일을 확인합니다. 그 후, 전원이 동시에 본인 앞 타일을 오른쪽으로 돌립니다.

이제 자신에 앞에 새로 놓인 타일(왼쪽에서 받은)을 확인합니다. 이렇게 각자 2개씩 타일을 일단 확인하지요.

자신의 차례가 되면, 용의자 3명(타일) 중에

1개를 못 보고 나머지 2개를 본 뒤

“내가 본 바에 따르면, 이 사람(타일)이 범인이다”라고 주장하는 의미로

그 타일 위에 자신의 ‘혐의칩’을 놓습니다.

 

용의자 셋 중 어느 하나를 못 보고 나머지 둘을 확인하는가?

첫 번째 플레이어('발견자'라고 합니다)는 용의자 셋 중 아무 하나에 (-)칩(‘미확인 마커’라고 합니다.)을 놓고, 그 타일을 못 보고 나머지 용의자 둘을 확인합니다.

2번째 플레이어부터는 직전 순서 플레이어가 혐의칩을 놓은 타일을 못 보고 나머지 용의자 둘을 확인합니다.

일괄적으로 말하자면 ‘최근에 칩이 놓인 타일’을 못 본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 플레이어까지 칩을 놓고 나면 용의자 타일들 공개해 범인을 확인합니다.

 

범인 결정 규칙은 이렇습니다.

먼저, 숫자 5가 용의자 셋 중에 있는지를 따집니다.

5가 용의자 안에 있다면, 용의자들 중 낮은 숫자가 범인입니다. 예를 들어 용의자 셋이 5, 6, 7이라면 5가 범인입니다.

5가 용의자 안에 없다면(피해자이거나 알리바이가 있는 사람들 중에 있다면), 용의자들 중 높은 숫자가 범인입니다. 예를 들어 용의자 셋이 2, 7, 8이라면 8이 범인입니다.

(숫자가 없는 타일은 범인이 되지 않습니다.)

 

자신이 혐의칩을 놓은 용의자가 정말 범인이라면, 자신의 혐의칩을 그대로 되가져갑니다.

범인이 아닌 용의자에 놓인 혐의칩들은, 각 용의자마다 그중 마지막에 놓은 플레이어가 모두 뒷면으로(‘거짓말쟁이 칩’이 됩니다.) 가져갑니다.

 

거짓말쟁이 칩이 5개 이상이 된 플레이어가 패배자로 결정됩니다.

(없으면 혐의칩+거짓말쟁이 칩 개수가 8개 이상이 된 플레이어가 패배자로 결정됩니다...라는 내용이 영어 룰북에는 있었는데 한국어판 규칙서에는 없자 사람들이 팝콘에듀에 문의를 했습니다. 팝콘에듀에서 밝힌 바로는 오잉크에 알아본바 원래 그 내용이 없는 게 맞답니다.)

거짓말쟁이 칩이 5개 이상이 된 플레이어가 없다면, 혐의칩을 모두 잃은 플레이어가 패배자로 결정됩니다.

그마저도 없다면 발견자(先) 마커를 왼쪽으로 넘기고, 새 라운드를 진행합니다.

 

이 게임은 흔히 두 가지 오해를 할 수 있습니다.

1. ‘범인을 맞추는 데에 최선을 다하는 추리 게임’이라고 오해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나는 못 본, 남은 본 정보’ 때문에 블러핑이 안 먹힐 경우가 많기 때문에 블러핑에 소극적이게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플레이어들이 범인을 계속 맞추면 게임이 안 끝납니다.(다 맞추려고 해도 정보가 불완전하기 때문에 누군가는 정확히 맞출 수 없는 경우가 꽤 있긴 합니다.)

‘블러핑하기 좋은 경우’에는 블러핑을 해줘야 합니다.

그럼 어떤 경우가 블러핑하기 좋은 경우일까요? 그걸 스스로 생각해보는 것도 재미 요소이니 여기에 적지 않겠습니다.

 

2. ‘본인이 범인을 못 맞춰도, 마지막만 아니면 된다(거짓말쟁이 칩만 안 받으면 된다)’고 오해할 수 있습니다.

거짓말쟁이 칩이 없어도 혐의칩을 모두 잃으면 패배자가 되니, 무리하지 말고

맞출 때에는 맞추는 게 좋습니다. 자신의 협의칩이 소진되는지도 신경 쓸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이 게임은 제가 ‘와 어떻게 이런 걸 만들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 싶은 게임 두 번째입니다.(첫 번째는 카운트 업)

 

카고메카고메(かごめかごめ)라는 놀이를 아시나요?

카고메카고메는 수건 돌리기, ‘동 동 동대문을 열어라~’처럼 노래 겸, 노래를 하고 노는 일종의 놀이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j4vPvzX9PMM

규칙은 이렇습니다.

중앙에 술래를 두고, 노래가 불리는 동안 술래 외 플레이어들이 술래 주변을 동그랗게 돏니다.

노래 마지막 가사가 “뒤의 얼굴은 누구?”인데요,

노래가 끝나면 술래는 자기 뒤에 있을 사람이 누구일지 맞춰봅니다.

 

참고로 음산한 버전도 있습니다.

https://youtu.be/VrgLy6TcO4o

그런데 꼭 무서운 노래인 건 아닙니다. 우리나라 동요 섬집 아기도 음산하게 부르면 음산하잖아요.

 

제 생각에는 덤불속은 카고메카고메가 좀 참고가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중앙에 사람을 두고, 빙글빙글 돌고, ‘과연 누가 그 특정 역할의 사람일지’ 맞춘다...는 공통점을 끼워맞춰볼 수 있어요.

 

‘알리바이가 있는 사람’ 타일들을, 플레이어들 앞에 두고 돌리지 않고 그냥 플레이어들 사이 사이에 두어 ‘자기 바로 양 옆에 있는 두 타일을 볼 수 있다’고 해도 규칙이 사실상 차이가 없습니다.

그런데 굳이 플레이어 앞에 두고 돌리게 한 건, 카고메카고메 느낌을 내기 위한 게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2021년 개정판이 나왔습니다.

개정판에서 규칙이 달라진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결백 타일이 하나 더 추가 돼 5인까지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 범인을 정확하게 지목했어도 칩을 돌려 받지 않고 잃습니다. 대신 모두들 혐의 칩을 5개씩이 아니라 7개씩 가지고 시작합니다.

- 발견자(첫 순서 목격자)를 돌아가면서 맡지 않습니다. '벌점 칩이 가장 많은 플레이어'가 발견자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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