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시타델

2021. 8. 21. 21:52각 작품 후기(책/게임/영화/음식 등)

시타델.

 

Citadels

우정 파괴 게임으로 유명했던 게임이죠.

그런데 제 생각에는 이 게임은 그런... 심한 우정 파괴 게임이 아닙니다. 이 게임보다 우정 파괴 성향이 더 심한 게임들이 많아요.

그런데 이 게임이 우정 파괴 게임으로 유명해진 건, 단지 우정 파괴 성향이 담긴 게임들 중 이 게임이 ‘일찍이 유명해서’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돈을 뺏을 수 있고, 암살(턴 스킵)을 할 수 있지만요, 이게 플레이어를 지정해서 하는 게 아니라

번호(역할)를 지정해서 합니다.

마술사, 장군은 플레이어를 지목하지만 우정 파괴 게임이라는 말이 나오는 경우는 도둑, 암살자가 더 강조되는 것 같습니다.

역할 카드를 비밀로 선택하므로, 예를 들어 도둑이 “6번(상인)의 돈을 뺏겠다”라고 하는 것이지, “플레이어 甲의 돈을 뺏겠다”라고 하는 게 아닙니다.

엉뚱한 사람이 당할 수도 있고, 불발되기도 합니다(그 번호를 고른 사람이 없는 경우).

 

결국 특정인을 저격하고 싶어도 그 사람을 직접 지목할 수 없고

대신 그 사람이 어떤 역할 카드를 골랐을지 심리를 파악해야 합니다.

이 게임은 심리전 게임이고, 자산 운용 리스크 관리(언제 얼만큼씩 건물로 박을지, 현금으로 들고 있을지 판단) 게임입니다.그러다보니 저는 연달아 해도 안 질립니다.

 

제가 ‘게임의 이해도, 속도감이 게임의 재미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구나’를 깨달은 게임이기도 합니다.

일반인(?) 시절 친구들과 처음 이 게임을 해봤을 때 '이 직업이 뭐라고?' 하면서 2시간이 넘게 걸렸는데

후일 처음으로 가 본 보드게임 모임에서는 30분만에 끝이 났고,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몇 배는 더 재미있더군요.

그래서 저는 영업용으로는 추천드리지 않는 게임입니다.

초심자 분들과 한다면 초심자분들이 역할의 모든 내용을 언제든 다시 확인할 수 있도록,

일종의 참조 보드(카드들 스캔 이미지를 쭉 이어놓은)나 참조 카드를 만들어 중앙에 놓아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2인 게임으로는 안 해봤는데 3인 게임도 재미있었습니다. 3인 게임에서는 ‘역할 카드 고르기’를 두 바퀴 해서, 인당 역할 카드를 총 2장 고르게 됩니다.

 

신판이 2016년에 나왔는데 저는 구판을 선호합니다.

신판은 역할이 많아져서 모든 플레이어가 모든 역할을 다 알기 어렵고, 그래서 풀 구성에 대해 모두가 만족하게 합의하기가 어렵습니다.

토큰을 활용하는 메커니즘은 신판이 좋은데요,

신판은 휴대성이 안 좋아졌습니다.

구판은 (규칙서 외) 구성물 전부가 작은 덱박스 하나에 다 들어갑니다. 카드 크기도 균일하고요.

휴대성이 거의 아미고 카드 박스 급에 준합니다.